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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작가의 하루

글쓰기와 일상생활의 균형 맞추기

by 작가: 흑서린 2025.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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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인생의 전부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삶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 나는 오랫동안 글과 일상을 동시에 붙잡으려 애쓰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처음에는 무조건 많이 써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았고, 결국 몸과 마음이 지쳐서 펜을 잡을 힘조차 잃은 적도 있었다. 반대로 일상에 매몰되어 글을 멀리한 시기도 있었다. 균형은 언제나 어려운 과제였다. 그러나 나는 실패와 회복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방법을 찾아갔다. 지금부터 나의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보고 싶다.

내가 글쓰기와 일상생활의 균형을 처음 심각하게 고민한 건 직장 생활을 병행하던 시절이었다. 아침 일찍 출근해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다 밤늦게 집에 돌아오면 남은 에너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글은 쓰고 싶었다. 그래서 억지로 노트북을 켜고 새벽까지 버티며 원고를 이어갔다. 며칠은 가능했지만 오래 갈 수는 없었다. 몸은 점점 망가졌고 회사 일에도 지장이 생겼다. 결국 나는 둘 다 놓칠 위기에 처했다. 그때 깨달았다. 균형을 잡지 못하면 글도, 일상도, 나 자신도 모두 무너진다는 사실을.

나는 글쓰기를 생활 속에 억지로 끼워넣는 대신, 생활 자체를 조정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작은 습관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다. 잠들기 전 억지로 쓰는 대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노트를 펴고 간단한 기록을 남겼다. 하루의 시작을 글과 함께하면 의외로 에너지가 달라졌다. 짧은 기록이라도 좋았다. 그렇게 하루에 한 줄이라도 남기면 일상은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글쓰기가 빠지지 않았다. 꾸준함은 양보다 중요한 것이었다.

또한 나는 일상에서 글의 재료를 발견하는 법을 배웠다. 예전에는 글을 쓰려면 특별한 영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의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출근길 버스 창밖 풍경, 카페에서 스치는 대화, 집 앞 골목길의 작은 꽃까지도 글의 한 장면으로 살아났다. 일상을 관찰하는 태도는 글쓰기를 단순히 별도의 작업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일상과 글쓰기가 서로 충돌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맞물리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어려움은 있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큰 과제였다. 친구들이 모임을 가지자고 연락할 때마다 나는 원고를 이유로 거절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는 소원해졌고, 그로 인한 외로움이 글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나는 어느 순간 알았다. 인간관계를 포기한 채 얻는 글쓰기는 오히려 텅 빈 울림만 남긴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일정에 넣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정했고, 그 시간을 통해 얻은 감정과 대화는 오히려 글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나는 글쓰기와 일상생활을 조율하는 과정을 ‘호흡 맞추기’라고 부른다. 너무 글에만 매달리면 숨이 막히고, 너무 일상에만 몰두하면 글이 마른다. 숨을 들이쉬듯 일상을 살고, 내쉬듯 글을 쓰는 리듬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나는 작은 규칙을 세웠다. 하루 최소 30분은 글쓰기, 나머지 시간은 생활에 충실하기. 목표는 단순했다. 글쓰기가 생활을 잡아먹지 않게, 생활이 글쓰기를 밀어내지 않게 만드는 것.

이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글쓰기와 생활은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일상에서 감정을 얻고, 그 감정을 글로 옮겼다. 글을 쓰면서 얻은 통찰은 다시 생활에 영향을 주었다. 예를 들어, 한 번은 일상의 권태를 글로 표현했는데, 그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이 왜 권태를 느끼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글은 단순한 창작 행위를 넘어 내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 균형은 그렇게 양쪽이 서로를 비추는 데서 가능했다.

나는 지금도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때로는 여전히 글쓰기에 몰입하다 생활을 놓치고, 때로는 생활에 치여 글을 미루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 스스로를 몰아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흔들림 자체를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글쓰기와 생활은 서로를 파괴하는 적이 아니라, 서로를 풍요롭게 하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지금 글쓰기와 생활의 균형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완벽한 균형은 없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리듬을 찾는 것이다. 하루 10분이든 30분이든,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을 마련하는 게 전부다. 그 작은 꾸준함이 결국 큰 글을 만들어낸다. 나는 그 사실을 내 실패와 시행착오로 배웠다.

결국 글쓰기와 일상생활은 양자택일의 관계가 아니다. 삶이 있기에 글이 있고, 글이 있기에 삶이 풍요로워진다. 균형이란 글과 생활을 둘 다 놓치지 않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나의 하루는 여전히 바쁘고 모자라지만, 그 속에서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분명 나 자신을 가장 온전히 느끼는 시간이다. 그 감각이 있기에 나는 앞으로도 계속 균형을 찾아 헤매며 글을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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