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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창작 노트

슬럼프 날, 다른 작가 작품에서 배운 점

by 작가: 흑서린 2025.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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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멈춰 서는 순간을 맞는다. 아무리 키보드를 두드려도 문장이 이어지지 않고, 머릿속에서 줄거리가 뭉개진 구름처럼 흐려져 버린다. 그것이 바로 슬럼프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오히려 글을 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슬럼프는 더 자주 찾아왔고, 매번 나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날에는 글을 억지로 쓰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읽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도움이 되었다.

얼마 전에도 그런 날이 있었다. 노트북을 켜고 한참을 화면만 바라보다 결국 한 글자도 쓰지 못한 채 창을 닫았다. 책상 앞에 앉아있자니 오히려 답답함만 커졌다. 그래서 나는 평소 즐겨 찾는 웹소설 플랫폼을 열고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기 시작했다. 그날 내가 선택한 작품은 로맨스 판타지 장르였는데, 평소 자주 읽지 않던 장르라 새로움이 있었다. 주인공은 권력 다툼이 치열한 궁정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인물이었고, 이야기의 전개는 긴장감과 감정의 진폭이 컸다.

처음에는 단순히 독자로서 즐기며 읽으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작품의 구조와 표현 방식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특히 감정 묘사에서 배운 것이 많았다. 작가는 인물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대사와 행동을 통해 드러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불안할 때는 "그녀는 두 손을 꼬옥 맞잡고 시선을 피했다"라는 식으로, 한 줄 행동 묘사에 인물의 내면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었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아, 굳이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구나. 행동 하나로도 감정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또한 그 작품에서 배운 또 다른 점은 리듬감이었다. 문장이 길어질 때는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짧고 단호한 문장으로 마무리하며 독자에게 인상을 남겼다. 글이 늘어질 때마다 내 문장도 따라가듯 길어져 버렸는데, 그 소설은 정확히 필요한 순간에 호흡을 끊으며 독자의 시선을 붙잡았다. ‘문장의 호흡을 조율하는 것, 그것이 글의 리듬이구나’라는 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슬럼프에 빠진 날 다른 작가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한 도피가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배움이다. 내가 막혀 있던 지점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예시를 눈앞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그날 읽었던 작품 덕분에 나는 내 글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특히 내가 지나치게 설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문장의 흐름을 일정하게만 유지하려다 오히려 독자의 호흡을 빼앗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다시 노트북을 켰을 때, 손가락은 훨씬 가볍게 움직였다. ‘주인공이 불안하다’라고 쓰는 대신 ‘그는 의자 등받이에 등을 붙이지 못한 채 몸을 기울였다’라는 문장을 떠올렸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긴장감을 표현하는 시도도 해봤다. 이렇게 다른 작가의 문장에서 얻은 깨달음은 곧바로 내 글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었다.

물론 슬럼프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그것은 자연스러운 파도와 같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파도 속에서 허우적대며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 파도를 이용해 더 멀리 나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나에게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다른 작가의 글을 읽는 것’이다. 독자로서의 즐거움도 얻고, 작가로서의 배움도 얻는다.

또 하나 느낀 것은, 슬럼프 날 읽는 작품은 평소보다 더 크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마음이 막혀 있을 때는 작은 문장 하나도 깊이 스며든다. 마치 목마른 사람이 물을 더 간절히 느끼듯, 글이 고픈 날에는 다른 이의 글이 유난히 선명하게 읽힌다. 그리고 그 문장들은 내 안에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그래서 나는 슬럼프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은 내가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이기도 하니까. 중요한 건 멈춰서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 멈춤 속에서 무엇을 발견하느냐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글을 쓰다 막히는 순간이 있다면, 억지로 키보드를 두드리기보다 다른 작가의 글을 한 편 읽어보길 권한다. 그것이 웹소설이든, 시든, 소설이든 상관없다. 분명히 그 안에서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문장 하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문장이 다시 글을 쓰게 만드는 불씨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그리고 혹시 궁금하다면 제가 연재하는 작품도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저 역시 슬럼프 속에서 다른 작가에게 배운 것들을 제 글에 녹여내며, 매일 새로운 문장을 이어가고 있다.

→ 흑서린 작가 연재작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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